유럽의 자전거 여행

4년만에 다시 가게 된 파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꼽으라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우선 시내 곳곳에 무인 자전거 대여소가 설치되었다. 벨리브(Velib)라고 하는 파리의 공용자전거는 2007년 7월에 생겨났다. 거의 버스 한정거장 거리정도에 하나씩? 정확히 파리 시내에 몇개가 설치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걸어다니다 보면 꽤 빈번하게 자전거 대여소가 설치되어 있고,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프랑스로 자전거를 벨로(Vélo)라고 하는데 벨리브는 벨로와 자유라는 의미의 리베르떼(Liberté)의 합성어이다. 이름처럼 벨리브는 보다 자유롭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편리한 제도이다. 일정 금액의 요금을 지불하면 파리 시내 곳곳에 있는 대여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이용할 수 있다. 반납도 아무 대여소에서나 할 수 있다. 대여소에는 약 10여대의 자전거가 보관되어 있는데다가 인력을 투입해서 자전거가 동나지 않도록 순환시키기 때문에 자전거를 빌리고 싶은데 자전거가 한대도 남아있지 않는 사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벨리브 이용법은 댑쏭님 블로그(http://blog.naver.com/dapsdh/50028386818)에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시에서 제도적으로 자전거를 빌려주는 것은 비단 파리시 뿐만이 아니다. 이와 같은 무인자전거 대여소의 모습은 디종과 리옹, 툴루즈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

부르고뉴 디종시의 자전거 대여 시스템인 벨로디(Velodi) 벨로와 멜로디(melodie)의 합성어일까?라고 생각했지만 끝에 e가 없구나...그냥 벨로와 디종의 합성어인듯하지만, 벨로디라는 이름은 멜로디가 생각나서 귀엽다. 게다가 캐릭터가 매우 귀엽다.
디종은 12시 경에 버스가 끊기면 이용할 수 있는 다른 대중교통수단이 없고, 택시를 타기 위해서는 택시 회사에 전화해서 택시를 불러야 한다. 야간에 막차를 놓쳤을 때는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수단일 듯.

리옹의 공용 자전거. 리옹시의 슬로건인 '위대한 리옹(grand lyon)'이 새겨져 있다.  리옹에서 자전거를 대여하려면 보증금을 내야하는데, 그 보증금이 뭔가 지나치게 비쌌던 기억이 난다.(200유로 였나?)

툴루즈의 공용 자전거. HSBC의 광고가 붙어 있는 것이 독특하다.

도시 뿐 아니라 교외에서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사이클은 프랑스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 중 하나로, 그래서인지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는 사람들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특히 부르고뉴는 자전거로 여행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어 있어서 본격적으로 사이클 복장을 하고 여행하는 여행자들(의외로 나이가 든 분들도 많았다)도 많다. 거의 모든 기차에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며, 마을과 마을 사이를 연결하는 버스에도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두는 경우가 많다.

기차내에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도록 마련해 둔 공간(위에 있는 고리에 바퀴를 걸어서 움직이지 고정시켰던 것으로 기억함)
부르고뉴 마콩역에서 클뤼니로 가는 버스안에 있었던 자전거 보관 공간

독일에서는 뮌헨과 프랑크푸르트밖에 가지 않았지만, 유독 뮌헨에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뮌헨 역시 대여할 수 있는 공용 자전거 시스템이 있는데, 시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독일철도(DB)에서 운영한다. 프랑스와 다른 것은 정해진 보관소가 없고 빌려서 타고 다니다가 아무 데나 세워두면 DB에서 회수한다는 것. 그리고 이용하기 위해서는 유선전화가 있어야 한다고 들은 듯. 그래서인지 관광객이 이용하기에는 불편해보였고, 뮌헨에 며칠 있는 동안 DB에서 대여하는 자전거를 많이 보지는 못했다. 오히려 자기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많아 보였다.

뮌헨의 독특한 점은 자전거 도로가 체계적으로 조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인도와 차도의 사이가 자전거를 위한 도로이고 횡단보도 역시 구분되어 있다. 사진에서 연두색이 자전거도로, 빨간 색이 사람용 도로이다. 우리나라같은 경우는 자전거 도로고 있어도 거의 형식적으로 만들어놓은 것이고 거의 인도처럼 여기고 있는데 뮌헨의 경우 이 구분이 굉장히 철저해서 멍하니 있다가 자전거도로로 걸어가면 정말 욕 많이 먹는다. 어리버리한 관광객들은 특히 주의해야 할 듯.(욕먹는 게 문제가 아니라, 자전거에 치일 수도 있으니.)

자전거의 물결은 프랑스와 독일 뿐 아니라 전 유럽적인 현상이다. 환경과 에너지가 2000년대 이후 유럽의 주요 문제 중 하나였으니 말이다.
*관련 기사:파리 이어 바르셀로나도 공용자전거 물결 (http://www.donga.com/fbin/output?n=200711170129)

그렇지만 경제나 환경논리가 아니더라도 자전거를 탄다는 것은 굉장히 즐거운 일이고 운치와 낭만이 느껴지기도 한다.
*white님의 글'유럽의 자전거가 있는 풍경(http://blog.daum.net/whitebooks/6039780)'에 있는 사진들을 보다보면 갑자기 마구 자전거가 타고싶어진다. 아니, 정확히는 자전거를 사고싶어진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자전거를 사서 유럽에 가고 싶어진다.


덧글

  • 2008/12/31 08:1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puella 2008/12/31 11:29 #

    비밀님 오랫만에 뵙네요^^전 어릴 때 네발자전거로 시작했거든요. 그러다가 보조바퀴 하나 떼고, 또 떼고...근데 어른이 되어서 배우면 아무래도 두발자전거로 시작해야하니까 더 어려울 것 같아요. 비밀님도 오토바이의 꿈을 꼭 이루시길^^
  • 자니 2008/12/31 10:39 # 삭제 답글

    야 씨발 진짜 간지난다.

    어케 유럽은 대충 있어도 저런지....
  • puella 2008/12/31 11:25 #

    제가 사진을 엄청 못찍는데도 불구하고 그렇죠^^;;
  • J H Lee 2008/12/31 11:23 # 삭제 답글

    그리고 마지막 사진엔 자전거 싣고 가는 차량이 보이는군요..
  • puella 2008/12/31 11:25 #

    아앗!!!사진을 찍은 저도 몰랐던 것을 찾아내시다니!!!J H님 답글 읽고 다시 사진 보고 깜짝 놀랐답니다. 눈썰미가 정말 대단하세요!!!
  • 세일러문 2008/12/31 12:12 # 답글

    자전거 도로 정말 부럽네요 ㅠ_ㅠ
    저는 지금 부산살고 있는데.....부산에 평범한 길에서 그냥 자전거 탈 수 있으면 산악자전거도 문제없이 탈 수 있는 레벨일꺼예요.............
  • puella 2008/12/31 19:42 #

    아무래도 통학이나 출퇴근을 자전거로 하기에는, 아직은 좀 어렵죠. 부산의 분위기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 키시야스 2009/01/01 00:39 # 답글

    지도교수님도 자전거로 통근하는데, 사람들이 자전거등 인력 이동 수단을 다들 좋아하더군요. 전 별로 큰 취미가 없다보니 눈으로 구경만 많이 한답니다.
  • puella 2009/01/05 08:06 #

    키시야스님은 프랑스에 계신다고 하셨던가요??부럽습니다^^
  • 키시야스 2009/01/05 16:43 # 답글

    감사합니다. 언어때문에 고생하며 살고 있답니다. ^^
  • 여행유전자 2009/01/09 19:34 # 답글

    혹시 자전거 관심 있으시면 제 블로그에서 독일 태그의 프라이부르크글 ...에고 찾아서 덧붙일께요
  • 여행유전자 2009/01/09 19:36 # 답글

    http://hertravel.egloos.com/2381492
    (찾았습니다^^)
    ...도 한 번 보시면 좋아하실 듯 해서... 남겨봅니다 :)
  • puella 2009/01/09 23:30 #

    진짜 도움 많이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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