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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의 대참사 일기

눈물없이는 들을 수 없는, 지하철에서의 대참사ㅠㅠ
사건은 아침 출근시간대의 신길역에서 발생했다. 원래 10시 출근이라 절대 러시아워에는 걸리지 않는데, 그날따라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 보통때보다 1시간 일찍 지하철을 탔던 것이 모든 비극의 시작이었다.
오랫동안 잊고 있던 지하철의 대인파ㅠㅠ게다가 신길역은 환승역이 아니던가!!!!
사람들에게 밀려 밀려 에스칼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는 도중,
아차,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고 했는데 그만 땀내나는 아저씨의 향취에 취해 잠시 정신줄을 놓고 만 것이다.
그리고, 정신이 혼미해 오락가락하는 사이 에스칼레이터는 이미 땅을 향해, 땅을 향해 내려오고 컨베이어 벨트는 내 사정따윈 봐주지 않고 돌아가고, 돌아가고.

어어어어. 하는 사이에
양가죽으로 만들어진 오픈토의 내 구두는 에스칼레이터와 바닥 사이의 틈에 끼어버리고 말았다.
순간 반사적으로 온 힘을 다해 발을 빼려고 힘을 준 결과는,

3단 분리 트랜스포머ㄷㄷㄷㄷㄷㄷㄷ
가장 하단의 고무창 절반은 에스컬레이터 틈에 끼어 속절없이 울어대고 있었고, 미처 흩어진 시신(?)을 수습할 겨를도 없이 당황스러움과 쪽팔림과 민망함 등등등에 밀려(혹은 인파에 밀려) 순식간에 그 자리를 벗어나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5호선 지하철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목적지에 도착하여 전철에서 내려 한발을 내딛는 순간.

들썩.

한 걸음을 걸을 때마다 3단 분리된 구두가 각자 들썩 거리는 것ㅠㅠ
이것은 도저히 걸음이 불가능한 상태였던 거다.

그러나.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저 멀리 보이는 편의점의 불빛.
1000원을 주고 투명테이프 구입.
벤치에 앉아 바닥과 몸체를 테이프로 붙였다;;;
임시방편이지만 어쨋든 회사까지 오는 데는 성공.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길래 그대로 집까지 신고 오는 데도 성공.(오는 길에 두번쯤 테이프를 새로 붙여야 했으나;;;)

그래서 오늘의 결론.
오픈토 신을 땐 에스칼레이터 조심하세요.
샌들은 말할것도 없고!!

애슈인들을 위해, 패션밸리로 보냅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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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날의 대참사 2009/08/12 22:33 #

    정말 큰일날 뻔 하셨어요! 안그래도 에스컬레이터 안전사고가 많아 두줄 서기 캠페인이 한창인데 (하지만 이미 굳어져버린 한줄서기 습관....) 정말 구두 3단분리로 끝나서 다행인 듯. 저 역시도 하이힐을 즐겨신는 터라 뒷굽은 보도블럭에 자주 끼이곤 하는데 에스컬레이터에 끼었으면...생각만 해도 간담이 서늘해지네요; 암튼 이 글을 보는 모든 분들, 출근길 급하다고 에스컬레이터에서..... more

덧글

  • 키마담 2009/08/11 07:25 # 답글

    아 눈동자에 굵직한 땀방울이............
  • puella 2009/08/11 12:34 #

    제 눈에도 땀방울이ㅠㅠ
  • 2009/08/11 10:0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puella 2009/08/11 12:35 #

    불행중 다행이었어요. 다행히도 다치지는 않았답니다.
  • 러움 2009/08/11 10:16 # 답글

    아아 흩고 업무 보러 가려 했건만.. 로그인하게 만드시는군요. ㅠㅠ
    다치진 않으셨나요? 구두가 저 정도로 참혹하게 되었는데 발가락들은 모두 무사하신지;; ;ㅅ;
  • puella 2009/08/11 12:37 #

    아앗 로그인까지!!!
    발가락은 모두 무사하구요. 발가락이 낄 정도의 틈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그건 또 모르지만...)
    오픈토라서 끝 부분이 얇아서 틈에 밀려들어간 것 같아요.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루씨 2009/08/11 12:34 # 답글

    잠깐 눈물좀 닦구요...ㅠㅠ
  • puella 2009/08/11 12:38 #

    저도 그때를 회상하며 다시 눈물을 닦고 있어요.
    구두는 혹시 수선이 가능할까 싶어 신발장에 고이;;;;
  • 링캣 2009/08/12 14:10 # 답글

    발가락이 무사하시다니 정말 다행입니다;;;제 남동생이 어렸을 때 백화점 에스컬레이터에서 넘어지면서 새끼손가락 끄트머리가 빨려들어가 잘린 적이 있습니다. 아주 어려서 갓 걸음마 뗀 상태였던지라 지금은 그 흉터가 없지만 저희 어머니는 정말 기절하시는줄 알았다죠; 정말 에스컬레이터 아래부분 위험한 것 같아요;;발 안 다치셨다니 정말정말 다행이예요;;
  • puella 2009/08/12 14:34 #

    아앗. 에스컬레이터가 의외로 정말로 위험한 거였군요!!!
    전 그냥 구두가 망가져서 속상했을 뿐인데, 덧글을 읽다보니 다치지 않은 것이 천만 다행인 거였어요.
    앞으로는 정신 바짝 차리고 다니려구요.
  • 2009/08/12 22:17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puella 2009/08/13 00:00 #

    문제는 아니에요ㅎㅎ
    저도 가봤는데 재밌어요. 구독예감!!
  • 네카리아 2009/08/13 16:40 # 답글

    지나가다 들렀다갑니다;;
    아 정말 아찔하셨겠어요ㅜㅜ 상상만해도 끄아악!!
    전 샌들신고 멍때리다 에스컬레이터 끄트머리에 부딧혀서 발톱이 부러져서 피까지.ㅠㅠㅠ
    정말 긴장늦출수 없어요!!
  • puella 2009/08/13 18:06 #

    아앗 발톱 부러지면 정말 아픈데ㅠㅠ
    덧글 보다보면 의외로 에스컬레이터에서 사고가 많이 나는 것 같아요. 앞으로 조심하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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