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9월 19일
신인육성 잔혹다큐 열혈남아
아이돌 전문가인 친구와 심도깊은 대화를 나누다가, 내가 최근 <와일드 바니>를 보고 있다고 했더니 2PM을 알기 위해서는 <떳다 그녀>를 봐야 한다는 추천을 받았으나 집에 오자마자 제목이 오락가락하여 결국 본 것은<열혈남아>
2008년 음악전문 케이블 TV인 엠넷에서 제작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당시 JYP 소속 연습생들에게 이런 저런 미션을 주고 최종적으로 3명을 떨어트리는, 서바이벌 형식이었다.
현재 제왑의 One day(2PM+2AM)의 멤버(창민 제외)의 모습을 모두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기도 하고, 여러 가지로 풋풋한 모습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잔혹'다큐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프로그램 정말 잔혹하다.
첫 화에서 아이들을 소개하고, 매니저는 아이들에게 프로그램 찍기 전에 2박 3일로 엠티를 간다고 속인다.
그리고 가게 된 한 섬에서 아이들은 외부와의 모든 접촉을 차단당한 채, 스파르타식 훈련과 계속되는 미션을 접하게 되는 것이다.
새벽 6시에 일어나 해병대 교관의 지휘 아래 알통구보. 모래밭에 식권을 묻어 두고 찾지 못하면 밥도 주지 않고, 한밤중에 묘지로 데려가 한명씩 관속에서 죽음 체험을 하게 하거나 등등.
이 프로그램에서 강조하는 것은 참 얄궂게도 '우리는 하나'라는 것이다.
첫 날 아침부터 그렇다. 제작진은 아이들에게 '너희들이 회의를 거쳐 아침밥을 먹지 말아야 할 1명을 정하라'고 한다.
그리고 아이들은 '차라리 모두 먹지 않겠다'라고 하며 아침을 굶는다.
3개의 미션이 진행된 후, 제작진은 각각의 미션에서 최하위를 기록한 조권, 리스치, 임대헌을 지목하여 이들은 탈락될 것이라고 한다. 아이들은 탈락은 마지막 시청자 투표에 의해서만 되는 것이 아니냐고 반발하며 '이들이 탈락될 것이라면 모두 탈락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결국 이 사건은 제작진의 시험으로 밝혀진다.

특히 이들이 받는 해병대식 훈련에서 그렇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100킬로그램이 넘는 보트를 6명이 어깨에 매고 갯벌을 기어가는 훈련. 교관은 이들에게 '왼발에 "우리는" 오른발에 "하나다"를 구령으로 붙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들은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끝까지 훈련을 받아낸다.
이 프로그램은 아마 엠넷 제작진만의 머릿속에서 구상된 것은 아닐 것이다. 이들에게 하나의 팀으로서 동질감을 갖게 하려는 제왑의 의도가 있었을 것이고, 실제 이들은 유독 다른 소속사의 아이돌 그룹에 비해 강한 유대감을 보여준다.(나는 아직도 슈퍼주니어의 <절친노트>를 기억한다)
아마도 평소에도 계속 강조했겠지. 너희는 하나라고. 너희는 운명 공동체라고.
하지만 사건이 발생한 이후 "우리는 하나다"라고 외쳤던 한 멤버의 목소리는, 외부의 비난과 (아마도 내부의 비난때문에) 곧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그 글을 직접 읽지는 못했지만 "우리 가족이 잘못했더라도 난 다 이해해"라기 보다는(물론 이해도 하겠지만) "우리 가족이 잘못한 부분이 있더라도 그 부분도 내가 짊어져아 할 책임이다"가 아니었을까. 이들이 계속해서 '어른들'에게 주입받아 온 것도 그것이었을테니.
이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겠지만, JYP는 자신들이 소속 가수에게 강조했던 원칙이나 철학을 스스로 뒤집는 일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고 생각하게 되었음.
프로그램 감상 끝.
# by | 2009/09/19 21:54 | 보고듣고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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