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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이라는 걸 보았다

나이는 먹어가고, 하루하루 불안정한 박봉의 비정규직인데다가 부모님께 물려받을 재산은 없고 미모는 (원래 없었지만) 하루하루 사그러져가고, 부모님은 잔소리가 늘어가시고, 집안은 점점 어려워지고, 뭔가 돌파구가 필요해서 선이란 걸 보았다.

상대는, 아마 결혼정보회사에 가면 나보다 훠얼씬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한 사람이고, 만약에 혹시 잘되어 결혼을 한다면 평소에 노래를 부르던 '취집'이 가능한 사람일 것 같긴 했다.

근데, 선자리에 나가서 깨달았다.
아직 결혼할 준비는 안되었다고, 아직 이루지 못한 일들도 너무 많고, 해봐야 할 것도 많고, 하고 싶다는 것도 많다고..

결혼이라는 걸 도피처로 생각했던 스스로에 대해서,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도 없으면서 선이란 걸 보러나간 스스로에 대해서 한심하게 느껴질 뿐이다.

처음엔 '어른들이 주선해 준 소개팅' 정도로 생각했는데, 실은 그게 아니더라고...
나는 어색하고 불편한데, 남자분은 약간 장밋빛 미래를 꿈꾸고 계시는지 대화 중간중간에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시각같은 게 보여서 동상이몽도 이런 동상이몽이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참으로.ㅠㅠ
정말 어떻게 해야 하나. 거절이라는 건 참 힘든 것 같다. 특히 상대가 약간이나마 호의를 보이는 상황에서는. 차라리 내가 차이는 거면 후련할텐데.

by puella | 2009/10/18 00:31 | 끄적끄적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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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김반장 at 2009/10/18 13:20
아.. 결론은 바이바이 안녕..인가요. 하아... 요즘 제 친구들 중에서도 선을 보기 시작하는 사람이 있어서 아에 먼 이야기 같진 않아요. 흐음..
Commented by puella at 2009/10/18 19:26
제 친구들 중에는 제가 일번타자였어요.
그/그녀들도 이제 이런 난감함을 느끼겠지요. 차거나 차이거나 하면서...
김반장님께도 먼 얘기는 아닐지도 몰라요.
Commented by 데스땡 at 2009/10/18 13:28
상대방 남자분은 puella님이 맘에 들어하시는 듯하셔서 발생한 시츄에이션이네요- 서로의 맘이 같지 않다는게 언제나 난감의 시작이지만, 선에 대해 그닥 무겁게 생각 안하셔도 될꺼에요- 일단 어지러운 마음의 먼지가 살며시 가라앉길 바랍니다~
Commented by puella at 2009/10/18 19:27
저도 적지않은 나이이니 차고 차여본 경험이 없는 것은 아닌데 이런 경우 참으로 난감해요. 에휴.
Commented by ㅋㄹㄷ at 2009/10/18 13:48
삼십전엔 하고시픈거 다해보시길.'ㅅ' 이루거나 말거나.
Commented by puella at 2009/10/18 19:28
네 정말 다 해보려구요.
전 지금도 후회하는 게 20대 초반에 드래드 헤어 못해본거에요..지금은 하면...회사에서 짤릴듯..
Commented by zigz at 2009/10/18 14:01
음...결혼을 하건 뭘 하건 결국 자기 하고 싶은 일, 이루고 싶은 일은 다~ 하게 돼 있는 것 같아요;; 하고 싶으신 일이 유학만 아니시라면 말입니다만=_=

국내에서 박사학위 따기를 포함, 창업 및 재테크까지~!!! 하고 싶은 일을 더욱 편안한 마음으로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취혼인 바, 너무 어렵게 생각하실 것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것은 그냥 부러워서 그렇습니다, 훌쩍-_ㅠ
Commented by puella at 2009/10/18 19:29
실은, 유학에 대한 마음은 살짝 접고 있었는데 선 보고 나니까 갑자기 더 가고 싶어진 거 있죠.
사람 맘이라는 게 왜 이리 간사한지...
부러우실 건 없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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