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축하해요, 폴! 감상

생일 축하해요, 르네!에 이어


폴 세잔(Paul Cézanne)은 1839년 1월 19일에 프랑스 남부 엑상프로방스(Aix-en-Provence)에서 태어났다.
오늘은 그가 태어난 지 172주년이 되는 날이라고 구글에도 또 특별히 신경을 써준 모양.

어릴 때는 세잔 정말 좋아해서 스케치북에 수채화물감 덕지덕지 칠해가며(유화느낌 낸다고) 따라그리고, 영어이름 표기도 세잔 비슷하게 바꾸고 그랬다. 지금은 더 좋아하는 작가도 생기고 관심사가 19세기보다 한참 더 아래로 내려갔지만 그래도 애착(혹은 집착)을 갖는 작가 중 하나.

세잔 그림을 보면, 특히 정물화를 보면 빨간색에 노란색에 초록색에 분위기도 부드럽고, 뭔가 프로방스스러운 느낌도 나고해서 일단 보기에 아주 예쁘다. 그래서 도마나 냅킨같은 주방용 인테리어 소품에 세잔의, 혹은 세잔풍의 그림이 많이 사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예쁘고 사랑스러운 세잔의 사과와 오렌지는 실은 '현대미술의 태동'이라는 무시무시한 의미를 가지며 미술사 전공자 혹은 재밌어 보여서 미술사 강좌를 수강하는 대학생들을 괴롭히는 요소 중 하나가 되기도......

깊이 공부하면 괴로운 작가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읽어야 할 비평문과 연구서는 왜 그리 어렵던지. 그리고 맙소사 현상학, 메를로-퐁티...) 단순하게 "그림 보는 게 좋아요"단계에서 "미술사가 재미있어"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꼭 거치게 되는 작가이기도 하다.

혹시라도 서양미술사 공부를 시작하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개론서 사서 그리스/로마부터 시작하는 것보다 세잔에서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세잔에서 시작해서 인상주의, 19세기 미술 전반 등등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다가 관심사를 과거로 돌려서 공부할 수도 있고
혹은 세잔에서 시작해서 현대미술로 나아갈 수도 있고
뭐, 관심 없고 재미없고 어렵게 느껴지면 그냥 끝내면 되고.

19세기 미술은 중세미술이나 현대미술(1945년 이후)보다 작품자체를 보면서 즐길 수 있는(예쁜 그림도 많고, 일단 보면 뭘 그린 건지 이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음-_-) 부분도 많고, 게다가 세잔과 관련해서는 미술사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쉽고 재미있게 쓰여진 책이 많으니
추운 겨울, 마음의 풍요로움을 얻고자 하는 자는 지금 당장 검색창에 '세잔'을 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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