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공연에서 좋은 자리란?+바흐 2012 2nd Stage 감상 감상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좋은 자리좀 추천해주세요"

네X버 지식인에 종종 올라오는 질문인데, 실은 참으로 애~매한 질문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올라오는 답변에는 오케스트라 연주는 5-10열 정도가 좋은 자리라는 의견이 많았고, 실제 공연 예매도 그 자리가 제일 먼저 빠지는 걸 보면 같은 공연장이라고 해도 좋은 자리와 덜 좋은 자리가 있는 건 사실인 것 같다.
신기한 것은 대중가요나 발레, 뮤지컬 등은 앞자리일 수록 인기가 있는데, 유독 클래식, 특히 오케스트라 연주에서는 오히려 맨 앞자리가 덜 선호된다는 점이다.
근데 이번에 서울 바로크 합주단의 바흐 2012 공연을 두차례 연속 맨 앞에서 봤더니, 그 이유를 조금은 알겠더라...

3월에 있었던 1st Stage와 5월 24일에 있었던 2nd Stage 모두 예매를 조금 늦게 한 터라, 알짜배기 자리는 모두 빠지고 1층 맨 앞 아니면 맨 뒤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근데 왠지 같은 가격이면 뒷자리보단 앞자리가 나을 것 같아서 두번째 줄로 예매.

공연이 끝나고 나서 든 생각은, 앞자리는 현장감은 있지만 정작 '소리'를 감상하는 데는 적당하지 않다는 것.
예전 같은 장소(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하는 오케스트라 연주를 합창석에서 들은 적이 있는데, 합창석은 타악기 소리가 지나치게 크게 들려서 좀 그랬는데,(물론 타악기 연주자가 멋있어서 나름대로 재미는 있었음)
이번 바흐 2012를 보면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협연자들이 무대 전면으로 진출해서 연주를 하기 때문에 협연자 악기 소리가 유독 튀는 느낌이 있는데,
특히 2nd Stage의 마지막 곡인 브란덴부르크협주곡 2번 F장조에서 트럼펫이 그랬다. 트럼펫 자체가 소리가 큰 악기인 데다가 내 바로 앞에서 귓가에 대고 연주하시니 다른 악기 소리가 묻혀버리는 결과가...

그리고 현장감이 있다는 것도 어떻게 보면 약점인 것이
한걸음 물러나서 보면 우아하고 아름다운 백조로 보이지만, 정면에서는 치열하게 버둥거리는 모습까지 다 보기 때문에 신비감이 줄어든다.
특히 관악기의 경우 얼굴이 벌개지도록 열심히 연주하시는 걸 보면 좀 짠하기도 하고...(지못미)
이번 공연에서도 조리 비니커씨가 챔발로 연주도 하면서 지휘도 하면서 춤도 추시면서 구슬같은 땀방울을 흘리면서 아주 열심히 하셨는데, 구슬같은 땀방울이 문학적 표현이 아니라 실제상황이라는 거.

더구나 무대가 객석보다 높은 곳에 있기 때문에 맨 앞에 앉으면 서서 연주하는 연주자를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 보는 구도가 되는데...이하 설명은 생략합니다.

바로 앞에서 연주자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연주가 흠잡을 데 없이 진행되었을 경우엔 플러스 요인일텐데
연주가 잘 안풀리거나 실수가 있었을 땐 매우 민망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2nd Stage에서도 트럼펫의 알레스 크랜카씨의 악기에 뭔가 문제가 있었는지 삑사리도 있었고 본인도 막 당황해 하는데..
맨 앞에 앉아 연주자의 멘붕-_-을 실시간으로 목격하는 것도 참 못할 짓이더라고...

그래도 바로크 합주단엔 멋지고 아름다우신 연주자도 많고, 객원도 얼굴로 뽑는 게 아닐까 싶은 분들이 많아(혹은 클래식 음악도 예쁘고 잘생긴 사람만 성공하는 건가?) 앞자리는 나름대로 즐거웠다.
그래, 난 미중년 매니아에 메가네 모에니까(응?), 궁시렁거리면서도 다음에도 또 앞자리에 앉을테지-_-

아무튼 바흐 2012, 두 번째 공연도 기대한 이상으로 만족스러웠고
9월 있을 세 번째 공연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근데 3rd Stage에도 앵콜곡이 G선상의 아리아인 것은 아니겠지-_-


덧글

댓글 입력 영역